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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 다큐 '침묵의 시선The Look of Silence'영화 이야기 2020. 3. 13. 00:40
침묵의 시선
The Look of Silence
2014 덴마크 15세 관람가
다큐멘터리 상영시간 : 103분
개봉일 : 2015-09-03 누적관객 : 26명
감독 : 조슈아 오펜하이머
40대 초반의 안경사 아디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과거의 상처를 갖고 있다. 1960년대 인도네시아 군부정권시절 학살로 인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형이 살해된 것. 50여년 전의 과거를 타인의 기억과 이미지들로 재구성하는 아디의 모습은 바로 그 학살을 자행했던 가해자들의 현재모습과 병치된다. 그들 역시 아무렇지도 않게 과거 학살의 현장으로 카메라를 안내하며 폭력의 기억을 재연한다. 조슈아 오펜하이머의 <침묵의 시선>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액트 오브 킬링>(2012)에 이은 두 번째 다큐멘터리다. 기억을 재구성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매개하는 방법으로서의 재연의 문제를 논쟁적으로 부각시켰던 전작에 비해, <침묵의 시선>은 가해와 피해라는 양 구도를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채택한다. 하지만 그것이 유발하는 공포와 에너지는 전작에 못지 않다. 2014년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박진형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누군가의 일상은 또 다른 누군가의 지옥일 수도 있다. 1965년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군부정권은 공산주의자 숙청을 명분으로 100만명에 달하는 대학살을 자행했다. 근대사의 무수한 킬링필드 중에서도 인도네시아의 상황이 유난히 끔찍한 이유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은 전작 <액트 오브 킬링>(2012)에서 가해자들이 학살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려는 심리를 연극 형식을 빌려 재현했다. 속편이랄 수 있는 <침묵의 시선>은 좀더 직접적이고 훨씬 섬세하다. 가해자에 초점을 맞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피해자의 시선을 빌려 공포가 대중을 어떻게 침묵시키는지 탐구한다.
아디의 형 람디는 65년 군부정권의 학살로 희생된 사람 중 한명이다. 50년이 지나 안경사가 된 아디는 가해자들이 여전히 자신들의 학살을 업적인 양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니는 세상에서 숨죽여 살아간다. 가해자를 가해자라 부를 수 없는 인도네시아에서 아디는 그들을 직접 찾아가 묻는다. 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지 않느냐고. 그의 질문에 학살을 주도하거나 방조했던 이들의 반응은 명확하다. 당혹과 분노, 부정이다. 가해자와 피해자, 서로의 불편한 시선이 오가는 가운데 기묘한 침묵이 영화를 감싼다.
급진적인 형식으로 충격을 안겼던 전작에 비해 <침묵의 시선>은 훨씬 전통적인 방식으로 접근한다. 제작 시기상으로는 속편이지만 이쪽이 본편에 가깝다. 오펜하이머의 프로젝트는 아디와의 만남으로부터 출발했고, <액트 오브 킬링>은 피해자들의 진술을 받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나온 결과물이었기 때문이다. 두 영화는 형식적으로는 상이하지만 서로를 보완해주는 거울 혹은 한 영화처럼 보인다. <액트 오브 킬링> 속 가해자의 자기부정과 합리화, <침묵의 시선> 속 공포와 억압에 의한 피해자의 침묵은 동일한 사회적 충격에 대한 각기 다른 병리적 현상이다. 사안에 접근하는 오펜하이머의 태도 역시 전작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의 초점은 현실의 모순을 어떻게 가시적으로 드러낼 것인가에 맺혀 있는 듯하다. 이번에도 그는 전통적인 다큐 형식에 매이지 않고 영화적 연출을 아낌없이 활용해 피해자들의 오랜 공포와 침묵의 실체에 접근한다. 방식은 달라도 에너지는 여전히 강력하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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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출처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42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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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광주 5.18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제주 4. 3, 여수 순천 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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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 사람들도 똑 같았다.
너무 당당했고, 왜 반성을 해야 하냐고 반문한다.
오히려 공산당을 처리해줬는데, 미국에서 초청을 안 했다고 서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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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을, 그것도 아는 사람들을 그렇게 잔인하게 죽였으면서 어떻게 잘 살수 있냐는 물음에 사람 피를 먹어서 그랬다고 말한다. 사람 목에서 줄줄 흐르는 피를 받아 먹었는데, 맛은 짭잘하고 달달했다고 ... 여자 가슴을 잘라서 보니 코코넛처럼 구멍이 송송 났더라네... 피를 먹지 않았던 사람들은 거의 미쳐버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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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을 두루 만나러 다니면서 형을 왜 죽였으며, 왜 그렇게 잔인하게 죽였으며, 죽인 후 미안하지 않았냐고 묻는데, 오히려 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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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도 불안해한다. 행여 납치 후 어디다 버릴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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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그리 똑 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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